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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2009. 7. 4. 토

 

사랑하는 윤호,

 

아빠는 오늘, 새벽 예배를 드리고 효제 아저씨를 만나 차이나타운으로 사진 찍으러 나갔어.

이렇게 이른 시각에 차이나 타운에 나온 건 처음인 것 같아.

날씨는 흐렸지만 아침부터 차이나타운은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어.

 

그렇게 걷다가 아빠 눈에 띈 바나나들.

 

처음에는 흐린 날씨와 아빠의 찌부둥한 마음을 한 방에 날려 버린 노란색이 반가웠고, 

다음으로 바나나를 저렇게 걸고 파는 중국 아줌마의 센스에 웃음이 났지.

그리고, 네 생각.

 

윤호가 언제부터 바나나를 먹기 시작했더라.

아무튼 너는 바나나를 무척 좋아했고 잘 먹었었어.

네가 크면서, 처음에는 들지도 못했던 바나나를 들고 뛰며 먹을 정도가 되었으니까.

 

오늘은, 아빠가 윤호에게 바나나를 부쳐.

엄마가 사진을 보면 진짜 바나나를 윤호에게 사 주겠지?

 

윤호야, 좋은 주일 보내렴.

 

사랑.